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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가사

[단편 시] 그날 밤

by 세납장 2024.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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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기억해?


해가 어둠에 빠지기 직전 네가 말했잖아

이 세상이 오늘 끝이 나더라도
나는 네 옆에 있어서 다행이라고.

같이 숨을 쉬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빛나서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거라고.

밝았던 하늘은 이내 어두워지겠지만
이 순간은 영원히 빛날 거라고.

나는 그날을 간직한 채 여기 혼자 앉아 있어

그날 밤 기억해?

우리가 두 손에 나눴던 그 온기가
여전히 내 손안에 있는 것 같은데

네 자리는 쓸쓸하고 차가워

그날 너에게 내가 영원히 같이 있어줄 거라 말할 걸 그랬어

네가 이 세상을 두고 혼자 걸어가는 그 길이 덜 쓸쓸할 텐데

여기, 너와 나의 시간이 빛나는 곳에 말이야
네가 있는 곳에서 나를 볼 수 있을까 궁금해

내가 별을 보듯 너도 나를 볼 수 있었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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