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는 어떻게 듣는 거야?" 아이가 물었다.
엄마는 천천히 아이에게 고개를 돌리며,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잠시 생각했다.
이내 머리를 쓰다듬다가, 아이의 귀를 살짝 만졌다.
"소리는 이 귀를 통해서 듣는 거야."
"세상에 모든 것들은 소리가 있어?" 아이가 다시 물었다.
"그럼" 엄마는 끄덕였다.
엄마는 아이를 창가로 데려갔다.
창문 밖에는 아이와 비슷한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웃고 소리를 지르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무슨 소리가 들리니?" 엄마가 물었다.
"저건 즐거운 소리야." 아이가 답했다.
아이는 한참 밖에 뛰어놀던 아이들을 보다가, 창틀에 있는 화분으로 눈을 옮겼다.
"엄마, 꽃에도 소리가 있어?"
"그럼. 우리 귀에는 들리지 않아도 뽀드득, 뽀드득 하고 꽃이 자라는 소리가 있지."
"나도 키가 조금 컸는데! 나에게도 소리가 있을까?"
"그럼. 너에게도 소리가 있지."
엄마는 아이의 배에 귀를 댔다.
꼬르륵-
"이렇게 배에서도 느낄 수 있고-"
엄마는 아이의 가슴에 귀를 댔다.
두근- 두근-
"이렇게 심장에서도 느낄 수 있지."
아이는 엄마의 머리카락이 간지러운 듯 꺄르르 웃었다.
그러다 멈추고는, "귀가 없으면 소리를 들을 수 없어?" 아이가 물었다.
아이의 질문에 부드러운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답했다. "느낄 수 있어."
"어떻게?" 아이는 되물었다.
엄마는 아이의 손바닥을 창문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손가락을 튕기며 창문 유리를 두드렸다.
"어때?" 엄마가 물었다.
아이는 잠시 말 없이 눈을 감고 한참을 있었다.
그리고 답했다.
"엄마, 이건 행복의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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